병원에서는 150이 넘었는데 집에서 재면 120대가 나온다. 반대로 집에서는 높다가 병원에서는 정상인 사람도 있다. 같은 사람의 혈압이 장소에 따라 이렇게 다른 이유와, 집에서 믿을 수 있는 수치를 얻는 방법을 정리했다.
먼저 숫자가 왜 다를까. 병원에서는 긴장해서 혈압이 오르는 “백의 고혈압”이 흔하다. 반대로 집에서는 정상인데 출근 후나 밤에만 높은 “가면 고혈압”도 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 한두 번 잰 수치만으로는 실제 혈압을 알기 어렵고, 집에서 꾸준히 잰 기록이 진단과 약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측정 전에는 이 정도만 지키면 된다.
- 재기 30분 전부터 커피, 담배, 운동을 피한다.
- 소변이 급하면 먼저 화장실에 다녀온다. 방광이 차 있으면 혈압이 오를 수 있다.
- 팔에 감는 상완형 혈압계를 쓴다. 손목형은 자세에 따라 오차가 커서 권장되지 않는다.
- 커프 크기가 팔 둘레에 맞는지 확인한다. 작으면 수치가 높게 나온다.
이 순서대로 재 보자
-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허리를 기대고 앉아 발을 바닥에 붙인다. 다리는 꼬지 않는다.
- 5분 동안 조용히 쉰다. 이야기하거나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다.
- 커프를 맨팔(얇은 옷 정도는 괜찮다)에 감고 팔을 책상에 올려 커프가 심장 높이에 오도록 한다.
- 측정 중에는 말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다.
- 1~2분 간격을 두고 같은 팔로 2회 재서 평균을 기록한다.
처음 한 번은 양쪽 팔을 모두 재서 차이가 크면(보통 10mmHg 이상) 높게 나오는 쪽 팔로 이후 계속 재는 것이 좋다. 하루에 아침과 저녁 두 번, 아침에는 일어나 1시간 안에 약 먹기 전과 식사 전, 저녁에는 잠들기 전에 재고, 이것을 7일간 이어 가면 대표 수치가 된다. 첫날 수치는 제외하고 나머지 평균을 내기도 한다.
수치는 이렇게 읽는다
| 구분 | 고혈압으로 보는 기준(일반적인 진료지침) |
| 병원(진료실) 혈압 | 140/90mmHg 이상 |
| 가정 혈압(7일 평균) | 135/85mmHg 이상 |
집에서 재는 기준이 병원보다 조금 낮은 이유는, 집에서의 수치가 대체로 병원보다 낮게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정 혈압이 130대 중반을 넘어서면 병원 수치가 정상이라도 상담이 필요하다. 반대로 한두 번 높게 나왔다고 곧바로 고혈압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혈압이 180/120mmHg를 넘고 두통, 가슴 통증, 시야 이상,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있다면 기록할 때가 아니라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 혈압약을 먹고 있다면 수치가 낮게 나온다고 임의로 끊지 말고, 그동안의 기록을 들고 진료실에서 상의하자.
수치가 들쭉날쭉해도 당황하지 않기
혈압은 하루 안에서도 계속 변한다. 아침에 높고 낮에 낮아지는 경우도 있고 긴장하거나 움직이면 10~20mmHg 정도는 쉽게 달라진다. 한 번 잰 숫자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일주일 평균을 보는 이유다. 기록할 때는 날짜와 시각, 수축기·이완기 수치, 맥박, 약을 먹은 시각을 함께 적어 두면 진료실에서 의사가 약을 조절하기 훨씬 쉽다.
혈압계가 정확한지도 한 번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병원에 갈 때 집에서 쓰는 혈압계를 가져가 같은 팔로 병원 장비와 연달아 재 보면 오차를 알 수 있다. 두 수치가 5~10mmHg 안쪽이면 괜찮다고 본다. 오래 써서 커프가 낡았거나 튜브가 헐거워졌다면 교체하는 것이 좋다.
혈압약을 먹고 있다면 측정 시간도 중요하다. 약을 먹기 직전에 재면 약효가 가장 약해진 상태를, 약을 먹고 몇 시간 뒤에 재면 약효가 가장 강한 상태를 보게 된다. 의사가 정해 준 시간대에 맞춰 일정하게 재는 것이 비교하기 쉽다. 수치가 너무 낮게 나오면서 어지럽거나 눈앞이 캄캄해지는 증상이 있다면 약 용량이 과한 것일 수 있으니 임의로 조절하지 말고 상담해야 한다.
혈압 측정은 습관으로 만들 때 힘이 생긴다. 알람을 맞춰 같은 시간에 재고 기록 앱이나 수첩에 남기자. 숫자에 지나치게 예민해져서 하루에도 여러 번 재면 오히려 불안이 혈압을 올릴 수 있으니, 정해 둔 횟수만 재고 나머지 시간에는 신경을 끄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가족 중에 혈압이 높은 사람이 있다면 함께 재면서 서로 기록을 확인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혼자 하면 흐지부지되기 쉬운 습관도 같이 하면 오래 간다. 혈압은 한 번의 숫자가 아니라 쌓인 기록이 보여 주는 흐름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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