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아프면 항생제를 먹어야 낫는다는 말,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목이 아프다고 항생제를 먹어야 빨리 낫는 것은 아니다. 어른의 급성 인후통은 대부분 감기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가 원인이고, 항생제는 세균에만 듣는다. 바이러스가 원인인 목감기에 항생제를 먹어도 낫는 속도는 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병원에 가면 항생제를 받아 오는 일이 많다 보니 “약을 먹어야 낫는다”는 믿음이 굳어졌다. 실제로는 일주일 안팎이면 저절로 가라앉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불필요한 항생제는 설사나 알레르기 같은 부작용 위험만 더한다. 항생제를 쓸 때마다 약에 버티는 세균이 늘어난다는 점도 문제다. 그래서 의료진은 세균 감염이 의심될 때만 처방하려고 한다.

항생제가 필요한 목감기는 따로 있다

세균이 원인인 인후염의 대표는 A군 연쇄상구균이다. 이 균은 기침이나 콧물보다 목 통증이 먼저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다. 열이 38도를 넘고, 거울로 보면 편도가 벌겋게 붓고 하얀 점이나 막이 끼어 있고, 턱 아래 목 앞쪽 림프절이 아프게 만져지는데 기침은 거의 없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이면 병원에서 신속 항원 검사나 배양 검사로 균을 확인한다. 연쇄상구균으로 확인되면 항생제가 필요하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드물게 류마티스열이나 신장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처방받았다면 증상이 좋아졌다고 중간에 끊지 말고 정해진 기간을 채워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이 균에 의한 인후염이 흔해서, 열이 높고 목이 심하게 아프다고 하면 소아과에서 검사를 받아 보는 편이 좋다.

반대로 콧물, 기침, 목소리 쉼이 같이 있고 열이 낮다면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 다만 증상만으로 100퍼센트 구분하기는 어려워서, 판단이 안 서면 병원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집에서 버티는 동안 도움이 되는 것

  • 따뜻한 물이나 차를 조금씩 자주 마신다. 목이 마르면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진다.
  • 미지근한 소금물로 가글하면 일시적으로 편해진다는 보고가 있다.
  • 실내 습도를 40~60퍼센트 정도로 유지해 목이 마르지 않게 한다.
  • 통증이 심하면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 같은 진통제를 설명서대로 쓸 수 있다. 목캔디는 불편함을 잠시 덜어 줄 뿐 치료제는 아니다.
  • 담배 연기와 큰 소리로 오래 말하는 것은 피한다.

목감기가 지나가는 보통의 경과

바이러스성 인후통은 보통 처음 2~3일이 가장 아프고, 그 뒤로 서서히 줄어 일주일 안팎에 거의 사라진다. 이 과정에서 목 통증 대신 기침이나 가래가 남는 경우도 흔하다. 통증이 점점 줄어드는 방향이라면 경과가 정상적이라는 신호다. 반대로 3일쯤 지났는데 오히려 열이 오르고 통증이 심해진다면 세균 감염이 덧붙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약국에서 파는 약은 증상을 덜어 주는 용도다. 인후 스프레이나 트로키는 통증을 잠시 가라앉히고, 해열진통제는 열과 통증을 낮춘다. 여러 약을 한꺼번에 먹으면 같은 성분이 겹칠 수 있으니, 종합감기약을 먹는 중이라면 진통제를 따로 더 먹기 전에 성분표를 꼭 확인하자. 아세트아미노펜은 하루 총량을 넘기면 간에 부담이 된다.

감기가 아닌데 목이 아픈 경우도 있다

열도 기침도 없는데 목이 계속 칼칼하다면 감염이 아닌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위산이 올라오는 역류, 코 뒤로 콧물이 넘어가는 후비루, 건조한 실내 공기, 흡연, 잦은 큰 소리 말하기가 대표적이다. 이런 경우에는 항생제가 아니라 원인을 줄이는 것이 먼저다. 자기 전 늦은 식사를 피하고 실내 습도를 맞추는 것만으로도 좋아지는 사람이 많다. 한 달 넘게 이어지는 목 불편감이나 쉰 목소리는 이비인후과에서 확인받는 것이 좋다.

참지 말고 바로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

인후통 대부분은 가볍게 지나가지만 드물게 위험한 질환이 숨어 있다. 침을 삼키지 못할 정도로 아프거나, 숨쉬기가 힘들거나, 입이 잘 벌어지지 않고 목소리가 먹먹하게 변했다면 편도 주위 농양이나 후두개염 같은 응급 질환일 수 있어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그 정도는 아니어도 열이 3일 넘게 이어지거나, 일주일이 지나도 낫지 않거나, 한쪽만 유독 심하게 붓는다면 이비인후과를 찾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예전에 먹다 남은 항생제를 목이 아플 때 꺼내 먹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원인과 용량이 맞지 않으면 효과는 없고 부작용과 내성 위험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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